"나는 분명히 당장 밥을 굶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 급식비를 밀리지도 않았으며 공과금을 연체하지도 않습니다. 나는 오늘 돈 써야 할 일에 돈을 쓰고 있고 내일도 어디 가서 돈을 꿔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나는 매일 돈 때문에 걱정합니다. 아침부터 저녁 때까지 돈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고 있고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왜 그럴까요?"


지난해 펀드 수익이 고공행진 하고 부동산 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던 분위기일 때 어느 고객이 한 말이다.


실제로 상당수 사람들이 지난해까지 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심지어 대통령을 뽑거나 국회의원을 뽑을 때조차 경제 문제를 도덕성보다 더 중요시하기도 했다. 몇 사람만 모여도 주식 이야기와 부동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주부들끼리 모여도 과거에는 주로 아이들 이야기, 남편과 시댁 흉을 보는 시간이 많았다면 근래에는 돈이 되는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이 상식처럼 되기도 했다.


직장 동료들이 함께하는 저녁 회식 자리조차 재테크 성공담을 들려주는 동료가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점점 재테크 책을 사보고 재테크 강의를 다니고 재테크 기사를 열독하는 것을 현대인의 필수처럼 여기는 분위기였다.


이 속에서 여전히 재테크에 무심한 사람은 게으르거나 시대에 뒤처지는 사람으로 오인받기도 했다. 재테크에 무심한 당사자조차 혼자만 가난해지는 것 같은 소외의식을 경험하면서 이유 없이 불행해지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열심히 '돈돈' 거리며 재테크를 하거나 적어도 재테크를 해야만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돈돈 거린 결과는 처참하다.


2000포인트를 넘어 3000선까지 갈 것이라던 주가가 1000선이 무너졌고 대박수익에 대한 기대심으로 안전자산까지 몰아 넣은 펀드는 손실액이 55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천만원씩 오른다는 부동산은 견고해 보이던 불패 신화가 폭락 우려로 변화 되고 있다. 집으로, 펀드로 묶여 있는 대한민국 가정 경제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는 이자 부담으로 가구당 4천만원가량의 부채에 신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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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폭락을 거듭한 한국 증시는 10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미국 구제금융안 부결로 국내 증시가 한 때 코스피지수 1400선이 붕괴됐을 당시 여의도의 한 객장 모습
ⓒ 최경준
미국발금융위기

'10억 만들기' 열풍이 가정 경제 병들게 해


인천에 사는 강아무개씨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펀드 120만원, 부동산 자산 1억6천만원이 전부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7천만원의 무리한 부채를 끼고 산 집이 연일 오르는 분위기였다. 월 250만원 소득에서 7천만원에 대한 이자 부담은 저축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지만 집값이 올랐기에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심지어 20평형대 아파트에서 사는 것이 답답하다는 생각으로 30평형대 빌라로 옮겨 타기위해 그나마 갖고 있던 예금 자산 400만원을 다 털어 계약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아 잔금을 치르면 될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러나 집을 내놓았지만 보러 오는 사람도 없다.


그나마 갖고있는 펀드 자산은 계속 까먹고 있는 처지이고 더 빚을 낼 수도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


평범하게 살아오던 강씨가 갑자기 7천만원이란 큰돈을 빌려 집을 사게 된 것은 그가 유난히 탐욕이 많아서가 아니다. 집으로 돈 벌겠다는 욕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무리한 부채를 끼고서라도 단숨에 큰 수익을 실현하려는 대박에 대한 기대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강씨의 그런 욕심은 '부자 되세요'라는 인삿말처럼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것이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바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무리해서라도 집은 사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올해 초 상담을 통해 주택을 처분하고 빚을 갚은 어느 고객은 친정엄마로부터 '집을 팔다니 귀신 들렸다'라며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주변에서 조금씩 불씨들이 자라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무조건 낙관했고 낙관 속에서 돈돈 거리는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위험의 징조들을 무시했던 것이다.


병적인 낙관이 가정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아


현재의 경제위기는 주가 3천을 자신하던 대통령의 말처럼 어느날 갑자기 외부 요인들에 의해 생겨난 불운이 아니다. 전문가들의 낙관은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단지 예측 불가능한 글로벌 경제의 변덕 때문에 생긴 불운이 아님은 분명하다.


위험의 징조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해부터 본격화되었고 2004년부터 이미 미국 중산층 몰락을 우려한 이야기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훨씬 오래 전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무슨 마법에 걸린 사람들처럼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하기만 했다.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 분위기에서도 대통령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어 집값이 더 뛸 것이라며 뒤늦게 무리한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사람들이 올 상반기 주택시장을 끌어 올리기도 했다. 미국이 서브프라임의 소용돌이에 더 큰 위기를 맞고 있을 때에도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예측을 쏟아내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낙관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성적인 판단이 아니라 낙관적으로 믿고 싶어하는 것에 더 가까웠다. 경제적 현상이란 늘 복잡해서 경우에 따라 양면성이 있다. 단편적인 경제적 현상 이면에는 기회와 위험이 늘 따라다닌다. 따라서 기회는 잡고 위험은 통제해야 하는데 우리는 기회는 맹신하고 위험은 지나쳐 버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연초 무섭게 치솟던 유가로 세계 경제를 위협하게 된 것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유가가 올라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느라 밀가루 등의 곡물 수요가 급증해 곡물가격도 따라 오른다며 지난해부터 '에그플레이션'이란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경제변수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유가 상승과 곡물 가격 상승조차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전망의 재료로 활용되기도 했었다. 지난해 어느 경제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과거 미국 경기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한국이지만 이제 미국보다는 신흥시장 성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제한적 디커플링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올 초에는 어느 고객이 은퇴를 2년 앞두고 빚을 내서 강남에서 인기리에 분양하고 있는 상가에 투자를 고민하며 상담을 의뢰하기도 했었다.


올해 미 경제 불안과 글로벌경제의 악재가 많아 금리 상승 우려가 있으니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다. 그러나 그 고객은 미국 금리가 떨어져 우리나라 금리와 차이가 나니까 조만간 우리도 금리를 떨어뜨릴 것이란 전망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금리가 떨어져 다시 한 번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릴 것이란 진단이 우세하며 따라서 다소 위험 부담이 있더라도 투자가치가 있는 부동산을 저가 매입할 기회가 아니냐는 것이다.


정보를 객관화시켜 미래를 냉정하게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모습으로 맹목적으로 믿고 그 믿음을 합리화하기 위해 정보를 짜맞추고 있는, 한 마디로 병적인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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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해 큰 관심을 모은 래미안퍼스티지는 청약 1, 2순위에도 미달돼 3순위에서 겨우 마감됐다. 사진은 지난 14일 아파트단지 조감도를 살펴보고 있는 시민들.
ⓒ 권우성
래미안퍼스티지

그렇다면 왜 그렇게 우리는 맹목적으로 미래를 낙관했던 것일까?


아마도 이미 일을 벌여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를 것이란 판단으로 부동산에 주식에 펀드에 너무 많은 돈을 묶어 놓았고 심지어 투자를 위해 빚까지 지고 있기 때문에 경제 위기를 가정해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닐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자는 것은 잔칫상에 찬 물 끼얹는 괘씸한 비관론, 불안을 조장하는 괴담일 뿐이라고 여기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위험신호는 무시하고 잘될 것이란 이야기만 골라 듣는 가장 큰 이유는 '욕심' 때문이다.


더 잘 살고 싶은 욕심, 더 많이 소비하고 싶은 욕심, 더 빨리 돈 걱정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욕심, 내 아이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픈 욕심.


이런 욕심은 사실 그리 욕할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있을 당연한 욕구에 가깝다고 봐야한다. 다만 막연한 욕심이다 보니 이리저리 분위기와 시류에 휩쓸려 욕심을 채우기보다 화를 당할 위험이 더 크다는 데 문제가 있다.


애초 돈을 신봉하려던 것이 아닌데 자꾸 몰아붙이는 어떤 힘에 의해 돈돈 거리게 되고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심지어 재테크 광기에 휩쓸렸던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가정 경제 구조조정 나설 때


사례의 강씨는 상담을 통해 빌라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혹시나 하는 심정에 입주날까지 상황을 주시해 보자고 생각하며 막연한 불안함을 유지해 왔다. 막연한 불안함 속에서 당장의 지출구조는 금융비용과 과도한 보험료가 지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현금 흐름을 어렵게 유지해 온 것이다.


세계 경제가 'D의 공포(depression)', 즉 불황을 지나 'R의 공포(recession)', 경기 하강으로 넘어가고 있다. 경기하강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소득의 변화, 소득이 감소하거나 중단 될 위험까지 겹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와 같이 금융자산이라고는 손 댈 수 없는 펀드 자산이 전부인 상태에서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갈 계획만을 막연히 바라고 있는 것은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갈 위험이 있다.


주택 확장 계획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접고 보험을 구조조정하고 자녀 사교육비를 줄여 유동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했다.


부채를 줄이는 것은 당장 불가능한 일이고 그보다 먼저 급한 것이 최악의 경우 소득 중단에 대비해 가계 비상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험 조정으로 생긴 약간의 해약환급금, 목돈은 별도의 비상금 통장에 넣어두고 전체적인 소비 지출도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초 긴축으로 조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경제 위기에 여전히 강씨와 같이 막연한 불안함만을 안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소비지출을 줄이고는 있으나 아직도 최악에 대한 구체적인 상상은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최악을 가정하는 것은 마음만 불편하게 만들 불필요한 것이 아니다. 부채 상환에, 과도한 교육비에 숨쉴 틈이 없는 가정 경제 구조에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로 최악에 대한 상상이다. 지금이라도 이런 마음의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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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등록금이 싸면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오마이뉴스>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취업 후 등록금을 상환하도록 하는 '든든학자금' 제도와 관련해 한국장학재단(이사장 이경숙)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달 27일 이기수 고려대 총장의 "우리나라 등록금은 교육의 질에 비해 아주 싼 편"란 발언에 이어 또 한 번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반값 등록금'공약에 배치되는 것이라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2위 수준은 비싼 게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기수 총장 두 사람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질은 등록금에 비해 높은 편이며, 이러한 교육 수준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등록금을 낮춰서는 안 된다'고 정리할 수 있다.

사실일까? 정말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질이 높고 이에 비해 등록금은 싼 편일까?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결코' 그렇지 않다.

우선 등록금 수준을 살펴보자. 지난해 9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총 36개국(OECD회원국 30, 비회원국 6)을 대상으로 '2009 OECD 교육지표'를 조사ㆍ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이 발표에서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은 OECD회원국 가운데 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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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공립대의 연평균 등록금은 4717달러(2007년 기준)로 5666달러인 미국에 이어 OECD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 역시 8519달러로 미국(2만 517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3위를 차지한 호주(7902달러)와는 600달러 이상 차이가 났다.

이러한 수치를 OECD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수준과 비교해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등록금은 GDP 대비 1.9% 수준이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0.5%)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실제 민간 가계에 미치는 부담으로 보면 우리나라 등록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셈이다.

교육의 질? 세계 100대 대학 순위를 보라

그렇다면 비싼 등록금에 비해 교육의 질은 어떨까? 영국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인 'QS'와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The Times)'가 선정한 '2009 세계 100대 대학 순위'를 보면 이기수 총장의 발언이 얼마나 틀린 것인지 알 수 있다.

'2009 세계 100대 대학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100대 대학이 단 2곳 밖에 없다. 서울대와 KAIST가 각각 47위와 69위를 기록해 겨우 체면치레 한 게 전부다. "교육의 질이 높다"던 이기수 총장의 고려대학교는 211위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보다 등록금이 싼 호주의 경우 호주국립대(17위), 멜버른대(36위), 시드니대(36위), 퀸즐랜드대 41위, 모내시대(45위), 뉴사우스웨일스대(47위), 아들레이드대(81위),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84위) 등 총 8개 대학이 100위권 안에 들었다.

아시아 국가들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경우 도쿄대 22위, 교토대 25위, 오사카대 43위, 도쿄공대 55위, 나고야대 92위, 도호쿠대 97위 등 6개 대학이 100위권에 들었다. 중국의 경우도 칭화대 49위, 베이징대 52위로 우리에 비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님을 증명했다. 게다가 홍콩은 홍콩대가 24위로 아시아지역 1위를 차지했고, 홍콩과기대 35위, 홍콩중문대 46위 등이 모두 서울대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같은 대학 순위가 교육의 질을 정확히 분석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육의 질을 미뤄 짐작할 수는 있게 한다. 결국 수치상으로 봐도 우리나라 교육의 질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세계 2위 수준의 등록금을 "아주 싼 편"이라고 말하는 대학 총장, 그리고 교육의 질을 운운하며 등록금 인하를 꺼리는 대통령. 어쩌면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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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S'와 '더 타임스'가 선정한 '2009 세계 100대 대학 순위'. 자료출처 - www.topuniversit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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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인도·스위스 순방을 위해 24일 오전 성남공항을 출발하기에 앞서 환송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 청와대
이명박

[기사 보강 : 26일 오후 6시 10분]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 국빈 방문에 딸과 손녀를 동행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대통령의 정상외교 길에 자녀들이 동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민주당이 대통령의 사과와 여행경비 반납을 요구하는 등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일부 언론이 오전에 알려준 충격적인 사실"이라며 "이 대통령이 인도·스위스 여행 중에 딸 주연씨와 손녀를 동행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민주당의 입장을 물어왔다"고 밝혔다.


"만일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진행 중인 그 1호기에 딸과 손녀를 태우고 같이 여행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외에 정상외교를 하는 것은 국익을 위해서 대통령이 해야 할 중요한 외교행위다. 이를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특별기의 비용을 데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딸과 손녀의 해외여행을 위해서 국민들이 세금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다. 말로는 정상외교 한다면서 사실상 특별기를 가족여행특별기로 이용한 것은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아들을 히딩크 감독 옆에 세워서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이번에 딸과 손녀까지 특별기에 태워서 스위스 최고의 휴양지인 다보스에 데려갔다면 이는 국민적으로 지탄을 받을 만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 대변인의 브리핑 직후 "주연씨와 손녀가 대통령이 탄 대한항공 특별기에 함께 탑승해 인도를 방문했다"고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


주연씨 일행이 25일 김윤옥씨와 함께 인도 뉴델리에 있는 산스크리티 학교를 방문하고, 26일 인도공화국 선포 60주년 기념 퍼레이드에도 이 대통령 내외와 함께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연씨가 숙박비 등을 자비로 부담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지만 ▲ 주연씨가 왜 대통령 일행과 동행했는지 ▲ 경비 계산을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는 청와대가 앞으로 해명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종종 있는 일"이라며 다음과 같이 브리핑했다.


"이번 인도 방문도 인도 측의 환영 하에 이뤄졌다. 따라서 가족이 국경일 행사에 공식 참석토록 인도 측이 요청했다. 이번 행사는 자비 부담이다."


대통령의 맏딸 주연씨는 이상주 변호사(삼성전자 법무팀 상무)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우 대변인은 대통령의 다보스 포럼 참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우 대변인은 "다보스포럼은 국가가 아니고 세계적인 부자들의 사유클럽이며 여기서 큰 중요한 다국적 기업간의 거래가 있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익이 구체적으로 이 포럼에서 실현될 수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민생이 도탄에 빠져서 실업자가 거리에 넘치는 시기에 대통령이 가족여행 삼아 스위스의 스키 휴양지인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이유가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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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3부작 <희망2010 대한민국의 힘> 제1부 백년의 드라마.
ⓒ 화면캡쳐
KBS

'어용의 피'는 정말 멈출 수 없는 것일까.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심하게 말하면, 언론이기를 포기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정권의 홍보를 뛰어넘어, 이제는 버젓이 역사왜곡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12일, 나는 KBS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역사왜곡'은 일본 왜곡교과서나 중국의 동북공정에서나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는데,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벌건 대낮에 시청자를 상대로 우리 현대사를 왜곡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우연히 보게 된 프로그램은 KBS 1TV에서 방송한 <대한민국, 백년의 드라마>(이하 백년의 드라마)라는 특집 다큐프로그램이었다. 제목만 봐도 지난 1910년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2010년까지의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되돌아보는 내용이었다. 진행자 역시 '올해 망국 100년을 맞아 지난 100년의 우리 역사를 되돌아본다'는 거대한 의미가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된 취지라고 설명했다.


난 당연히 망국과 독립, 분단과 건국, 산업화와 민주화, 냉전과 남북화해라는 지난 100년간의 우리 역사가 균형 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나의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백년의 드라마>는 지난 100년간의 우리 역사를 철저히 왜곡하는 역사왜곡의 현장이었다. 항일운동이나 독립, 민주화와 인권, 남북화해는 없었고 오로지 가난극복과 산업화만이 있었다.


'균형적 시각' 찾아볼 수 없는 공영방송 KBS

 

이 프로그램만 뜯어보면, 지난 100년 우리 역사엔 오직 박정희와 김종필만 있었다. 김구나 김대중, 수많은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 민주화인사 그리고 통일운동가들의 이름은, 이 프로그램에서만큼은 사라졌다. 독립운동과 민주화, 남북화해를 위해 한 평생을 받쳤던 인사들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실제 이 프로그램에는 박정희와 김종필만 애국자로 등장했다. 그리고 경제발전의 후계자로서 이명박 정권의 경제업적을 홍보했다. 


역사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 역사관을 날조하려고 작정한 프로였다. 박정희를 미화하기 위한, 개발독재론을 찬양하는 프로그램에 불과했다. KBS가 독창적으로 창조한 '박정희사관'으로 우리 현대사를 바라보자는 대국민 계몽성 프로였다. 단순히 한 프로의 내용만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현재 KBS가 우리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기본 시각이 그대로 들어난 프로그램이었다. 정권 홍보도 모자라, 역사왜곡까지 일삼을 정도로 언론의 기본양식을 포기한 KBS의 모습을 보았다.


어쩌다,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이렇게 됐는가. 정연주 전 사장의 강제 퇴출과 이명박 정권에 대한 홍보성 보도에 대해서는 그래도 그러려니 했는데, <백년의 드라마>를 보면서 'KBS의 '어용의 피'의 끝은 어디일까'하는 암담함이 내 가슴을 짓눌렀다.


나만의 편향된 시각일까. 다른 민간방송도 역사를 그렇게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공영방송이라면 더욱이 최소한의 균형적 시각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의 공영방송이 KBS처럼 역사를 통째로 날조하거나 왜곡시키는 경우가 있는가. 영국의 BBC나 일본의 NHK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2주새 3번이나 방송된 <백년의 드라마>


어떻게 이런 프로가 방영되나 살펴보았더니, 내가 본 12일 방송은 재방송이었다. 애초는 올해 1월1일 신년특집으로 기획해 방영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명박 대통령 특보 출신인 김인규 KBS 신임사장이 '새로운 공영방송'을 외치며 발표했던 '2010 KBS 10대 기획' 중 첫 번째 꼭지였다.


KBS 편성표를 찾아보니, 이 특집프로는 지금까지 무려 세 번이나 방영됐었다. 지난 1월1일 새해 첫날 오전 10시에 KBS 1TV를 통해 2시간짜리 특집 프로로 첫 방영한 데 이어, 9일에는 저녁 10시 15분 KBS 2TV를 통해 1시간짜리로 다시 편집해 재방영했고, 12일 오후 2시 10분 다시 KBS 1TV로 내보냈다.


특정 프로를 2주일도 안 되어, 이렇게 KBS 1, 2TV를 번갈아 가면서 세 차례나 방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것도 금, 토, 화요일로 나눠 방송 요일이 겹치지 않도록, 그리고 방영시간대도 오전과 오후, 저녁 시간대로 골고루 배분해 내보냈다. 마치 대한민국의 모든 시청자들이 반드시 보아야 하는 역사교육 프로라도 되는 듯.


KBS가 이 프로의 제작과 방영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가 역력하다. KBS가 자체 판단으로 이처럼 많이 재방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청와대나 문화부로부터 '최우수 프로'로 선정되어 재방영하도록 지시를 받았는지 그 배경도 궁금하다.


대한민국 100년 역사엔 박정희만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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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KBS사장이 지난 11월24일 오후 노조, 사원행동 등 직원들의 취임 저지 시위를 막기위해 봉쇄된 여의도 KBS공개홀에서 취임사를 하는 장면이 사내TV를 통해 중계되고 있다.
ⓒ 권우성
김인규

나는 KBS가 다룬 다큐 <백년의 드라마> 소재가 문제라고는 보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의해 망한 지 100년이 되는 올해, 지난 100년의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공영방송인 KBS라면 당연히 다뤄야할 주제다. 그리고 지난 100년의 역사에서 이른바 보릿고개의 가난을 극복하고 산업화로 선진국 문턱에 올라선 우리 경제성장은 자랑스러운 역사의 한 부분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독재와 인권탄압과 별개로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적 업적도 다룰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경제 분야에서도 오로지 박정희만 찬양했다. 김대중 정권의 IMF 위기극복 업적은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 프로그램이 경제만 다룬 것도 아니다. 월드컵과 올림픽 등 스포츠도 다루고 있다. 그래서 더욱 의아하다. 왜 지난 100년의 역사를 굳이 경제와 스포츠로만 접근을 했는지.


독립과 민주화, 남북화해의 역사는 박정희와 이명박, 그리고 다음에 집권할지 모르는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에 흠집이 나서일까. KBS가 충성해야할 대상은 국민이나 시청자가 아니라, 바로 현실과 미래의 권력이니까.


그러나 우리 역사에 경제발전 과정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세계사적으로도 우리나라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왔다. 1910년 망국이후 우리는 100년 동안 항일운동과 독립, 분단과 남북의 분열 건국, 한국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남북 화해협력, 선진화라는 큰 흐름을 거쳐 왔다. 진보든 보수든 누구라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우리 역사다.


앞서 언급했듯, 이 프로그램의 제작 취지는 '100년 우리 역사를 되돌아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프로의 숨은 의도는 구체적인 내용 전개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지난 100년을 되돌아본다며 1910년 일제 강점과 1945년 독립과 분단, 한국전쟁의 역사적 사실만을 단순히 언급한 뒤 외국인을 통해본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어디에도 항일운동이나 김구의 활동상은 보이지 않는다. 당시 생활상에 대한 외국인 인터뷰는 있어도, 독립운동가에 대한 인터뷰는 없다.


그리고 바로 60, 70년대의 해외수출과 식량증산과 새마을운동, 경제발전으로 넘어간다. 여기에 이 프로의 진짜 의도가 담겨 있다. <백년의 드라마>가 소개하는 눈물과 감동의 사례 11꼭지는 거의 모두 박정희 시대 개발사례나 경제발전 뒷이야기들뿐이다. 당연히 4·19민주혁명이나 5·16군사쿠데타, 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은 없다.


오욕의 역사현장을 '박정희 칭송' 현장으로만 조명


KBS가 보기에는 일제 강점기 외국여성의 평양 생활 모습 증언이나 해외 유학생의 증언, 훈련소에서 끌려가 독일어 통역관으로 활동한 사람의 증언만 감동의 드라마고 독립과 민주화는 감동의 드라마가 아니다.


특집프로의 이름을 '대한민국 백년의 드라마'가 아니라, '대한민국 백년, 박정희 드라마'라고  해야 할 정도다. 반공을 내세워 친일을 덮어버리고, 개발을 미화해 독재의 어두운 그림자를 감추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설 자리가 없다. KBS가 바로 이 프로를 '대한민국 백년의 드라마'라는 이름으로 만든 의도가 여기 있다. 


프로그램은 이것도 모자라, 박정희 정권의 수출정책과 경제정책을 칭송하면서 아나운서 진행자의 배경으로 서울 장충체육관을 비춘다. 아나운서는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수출의 탑 시상식이 열렸던 장소"라고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다. KBS 눈에는 장충체육관이 자랑스러운 경제성장의 장소로만 기억되나보다. 장충체육관은 유신 독재시절 박정희와 80년 신군부시절의 전두환이 희한한 통일주체국민회의와 대통령선거인단에 의한 '체육관선거'를 벌였던, 민주주의 오욕의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역사를 바라보는 KBS의 '외눈박이 시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모든 사물이 그렇지만, 특히 역사는 결코 한 부분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전체를 외면한 채 한 부분의 사실만을 부각시키는 것은 결코 '진실보도'가 될 수 없다. 이는 사실보도의 외피를 입은 철저한 왜곡보도가 된다. 다큐 <백년의 드라마>가 바로 '사실보도'로 치장한 진실왜곡이자 역사왜곡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나도 동의한다. 그 누구의 역사라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균형 있게 평가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 모두의 대통령"이라며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화해를 통한 사회적 통합을 촉구했다. KBS는 이보다도 못하다.


일본이 지난 100년의 역사를 기술하면서 경제성장만 부각시키고, 조선과 중국 등 아시아 침략 전쟁, 태평양 전쟁을 빼버린다면 당연히 역사왜곡이다. 독일이 자신의 과거 역사를 기술하면서 히틀러의 2차 대전과 유대인 학살을 기록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세계사 왜곡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군국주의와 독일의 나치즘을 미화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독일의 극우세력들의 역사관이다. KBS가 바로 이런 짓을 하고 있다.


'사실보도'를 내세워 교묘한 역사왜곡에 나선 KBS는 분명히 답해야 한다. 지난 100년의 우리 역사를 왜곡한 이유를. 지난 100년 역사에서 독립운동과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화해와 통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인가.


최소한의 균형감각도 갖추지 못한 역사왜곡 프로인 <대한민국 백년의 드라마>에 대해 국회는 청문회를 통해 반드시 철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의 숨겨진 제작 의도와 제작과정, 방영과정에 대한 권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찾아내야 한다. 문화방송의 <PD수첩>에 대해서 그렇게 공정성을 문제 삼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프로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궁금하다.


권력에 맞설 수 없다면, '뉴라이트방송'으로 명패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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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12일 편성표.
ⓒ 화면캡쳐
100년드라마

역사는 결코 숨긴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경제성장을 내세워 독재의 어두운 그림자를 감추려 하지 말아야 한다. 반공을 내세워 친일의 추악한 과거를 숨기려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옛날 친일파와 독재자들의 논리다. 김구를 테러리스트로 보는 뉴라이트의 논리다. 일본 극우세력의 논리다. KBS는 이미 그 길로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0년 광주항쟁을 폭도의 난동으로 규정하며 '땡전뉴스'의 부끄러운 과거를 갖고 있는 KBS가, 지금 또다시 10년 후 나타날 또 다른 부끄러운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역사 앞에 경건하고 엄숙해야 한다. KBS는 자신의 목을 내놓을망정 진실만을 기록했던 옛날 사관들의 기개와 자세를 되새겨야 한다. 


왜 KBS가 세 번이나 이 프로를 계속 내보내는 지 그 이유를 알 만하다. 아니나 다를까, 뉴라이트 성향의 보수인사가 이 프로에 대해 찬사를 들어놓았다. <올인코리아> 조영환 편집인은 "KBS의 급격한 정상화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며 "'대한민국 백년의 드라마'를 비롯해서 KBS의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다큐멘터리 작품들은 대한민국 방송의 정상화에 구체적 증거로 판단된다"고 12일 말했다. 뉴라이트가 극찬하는 'KBS의 급격한 정상화'의 구체적 사례가 바로 <대한민국 백년의 드라마> 특집 다큐다.


KBS는 박정희를 찬양하고, 뉴라이트는 KBS를 찬양하는 시대다. KBS는 민족사관으로 역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식민사관을 이어받은 박정희사관으로 역사를 보고 있다. 언론의 본분이나 사명은 어디로 사라지고, 오로지 권력과 정권만을 쳐다보고 있다. 국민과 역사는 이미 KBS 사옥의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것인가.


KBS는 이제 그 정체성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합리적 시민운동가인 박원순 변호사마저 왜 KBS 보도에 분노하고 수신료 거부운동에 들어갔는지를 알 것만 같다. KBS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KBS 구성원들이 국민 앞에, 그리고 역사 앞에 답해야할 차례다.


국민의 방송이 아닌 정권의 방송, 나아가 역사왜곡까지 일삼는 KBS라면 깨끗이 공영방송의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공영방송의 이름으로 수신료 인상을 요구할 수는 없다. 권력에 맞서 공영방송을 지킬 자신이 없다면, 아예 '뉴라이트 방송'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것이다.


KBS, 그 어용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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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다할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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