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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 토론> '친일인명사전 논란' 편
ⓒ iMBC 홈페이지 갈무리

뉴라이트의 '두꺼운 얼굴', 경악스럽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인이 되고 싶어서' 일본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을 뿐이다."

"그렇게 친일파로 낙인찍으면 그 후손들이 입을 타격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


위의 두 마디가 나온 순간부터, 더이상 <100분 토론> '친일논란' 편을 지켜볼 이유가 없었다. 저게 바로, 소위 말하는 '뉴라이트'라는 사람들의 수준이다. 나름대로 배웠다고 배운 사람들이 '초딩'만도 못한 소리를 방송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경악했을 따름이다.


'친일인명사전'은 막아야겠고, 하지만 마땅히 할 말은 없고, 그런데 방송에 나왔으니 꿀 먹은 벙어리마냥 입다물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고…. 이해한다. 명분이 없으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만가지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변함없는 것은 하나 있다. '친일인명사전'에 기재된 그 치들이 일제의 부역자였다는 사실이다.


일단, <100분 토론>에 참석한 뉴라이트 논객 주익종·홍진표 두 사람에게 느낀 점이 있다는 것부터 밝히겠다.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보수'를 내걸고 출세를 하려면, 얼굴이 대단히 두꺼워야 한다는 점이다.


봐라. "군인이 되고 싶어서 일본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으며, "친일파로 낙인찍으면 후손들이 입을 타격은 어떻게 책임지겠느냐"는 이야기, 저렇게 중학생 이상만 돼도 '쪽팔려서' 못할 이야기를 공중파 방송에서 이야기 하려면, 얼굴이 얼마나 두꺼워야 할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사실도 짚고 넘어가보자.


주익종과 홍진표의 어이없는 물타기


주익종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인이 되고 싶은 마음'을 이야기했다. '군인이 되고 싶은데', 갈 데는 일본 육사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역사적 사실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 유명한 '관동군' 출신이었다.


관동군은 만주에 주둔하던 일본군이었다. 일본군의 핵심 중에 핵심이라는 사실을 어지간한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다. 관동군, 결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천황 폐하'에 대한 충성도 충성이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 독립군들을 때려잡을 수 있는 다부진 마음가짐도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을 단지 '군인이 된 소원풀이' 차원에서 했을까? 아니다. 얼마나 출세를 하고 싶어했다는 이야기일까? 출세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에, 그저 일제의 탄압에서 조국을 독립시켜보겠다고 남의 땅에서 풍찬노숙도 마다하지 않은 사람들을 열심히 때려잡았을 것이다.


여기서 뽑아낼 수 있는 포인트가 하나 있다. 친일 문제에 대해 물타기하며, 친일을 거론하면 무슨 김정일 하수인에 좌빨 타령이나 앞세우는 사람들이 간과한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보수'를 자처하는데, '보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다.


'국가'라는 조직체 그 자체에 맹목적인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국가'라는 틀 속에서 공동체를 이루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이다. 이런 정도의 개념 파악조차 못하니, 저렇게 무식이 철철 넘치는 이야기를 공중파 방송에서 얼굴 두껍게 펼치는 것이리라.


일본군의 핵심 중에 핵심 '관동군' 소속으로서 독립군을 때려잡은 박정희 중위, 그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 이렇듯 부재됐다가 훗날 본인이 탱크 몰고 거사를 성공시켜 대통령이 되고 나서야 느낀 것 같다.


그런데 그 책임감도 다분히 변태적이다. "박정희, 내가 곧 국가"라는 이상한 신념을 안고 유신이니 하는 기형적인 독재체제를 완성시킨 것이다. 보수란, 공동체에 대한 정상적인 책임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런데 그런 기본 개념조차도 못 지키는 사람들이 '보수'입네 앞장서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닌 것이다.


다음은,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의 순서다. '후손들이 입을 피해'를 이야기했다. 물론, 친일파 후손들이 피해를 입는 것 같기는 하더라. 이런 피해 말이다.


"1997년 이완용의 증손자가 ‘땅 찾기’ 소송에서 이긴 뒤 친일파 후손들의 토지반환 소송이 봇물을 이뤘다. 주로 해방 직후 혼란기에 소유권이 국가로 넘어간 땅을 돌려달라는 소송이었다.

2일 법무부 자료를 보면, 대표적인 친일파 이완용, 송병준, 이근호, 이재극, 윤덕영, 이해창, 이기용, 남장희의 후손들이 지금까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은 모두 35건이다. 6건은 국가가 승소했고, 9건은 패소했다. 소를 취하한 6건을 뺀 나머지 14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겨레> 2007년 5월 3일자 기사 <친일파 후손 ‘땅 찾기’ 35건 중 9건 승소>의 일부


아니, 조상님이 물려준 땅을 국가가 강제로 빼앗아가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재벌이 '상속세 폐지'를 이야기하는 마당에, 국민의 재산을 지키는 데에 만전을 기울여야 할 국가가 감히 조상으로부터 상속받은 귀한 재산을 빼앗은 것이다. 이 얼마나 엄청난 피해일까?


하지만, 그 땅들은 일제 치하에서 수난당하던 민중의 피눈물이었다. 이완용은 중국에도 땅을 소유하고 한성은행의 주식도 대량으로 소유하는 등 재테크의 달인이었더라. 이완용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거의 없던 상황에서 스스로 그 많은 부를 축적했다는 것이 학계의 연구결과다.


특기할 것은, 이완용의 부정비리 의혹이다. 경인철도 부설과 관련해 1만 5천 달러의 뇌물을 받았고, 전라북도 관찰사 시절에는 공금을 횡령했으며, 1909년에 한미전기회사가 설립될 당시 보조금 40만원과 철도보수금 70만원을 착복하는 등, 부정비리 행태가 대단히 다양하다.


그럼에도 우리의 '뉴라이트'는 '후손들이 입을 피해'를 공중파 방송에서 주장했다. 참으로 엄청난 피해다.


뉴라이트에게 권하는 책 한권, <비시 신드롬>


친일 부역자들은,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 패한 뒤에 성립된 괴뢰정부 '비시정부' 부역자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다. '비시정부' 부역자들이 어떤 말로를 보였는지를 간단히 보여주겠다.


*페탱(1856~1951) - 프랑스 육군원수, 비시정권 총리, 국가주석 역임. 1945년 전범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감형되어 섬에서 복역중 사망.

*라발(1883~1945 )-비시정부 부총리, 법무장관, 1942년 총리 역임. 전범으로 처형됨

*다를랑(1881~1942)-비시정부 해군장관, 해군원수, 부총리, 외무장관, 총사령관 역임. 1942년 11월 암살.

*오팡(1894~1982)-비시정부 해군장관, 해군총사령관 역임. 전후 5년형을 선고받음.

*아브리엘(1879~1962)-비시정부 알제리총독, 해군차관. 10년형을 선고받고 1947년 가석방.

*든쯔(1881~1945)-육군 군단장, 1940년 파리 군정총독, 레반트지역 총사령관 역임. 전후 사형선고,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어 감옥에서 병으로 사망.


 
앙리 루소의 <비시 신드롬>, 이명박 대통령과 뉴라이트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휴머니스트

비시정부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람들의 '말로'다.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 이런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 친일파들은 180도 달랐다는 생각은 안 드나.


그런데 무슨 '후손들의 피해'를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국민들이 '착한 사람들'인 것인지, 아니면 역사와 공동체에 대한 의식이 그만큼 둔한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고맙게 생각해야지 그깟 인명사전에 이름 석자 올리는 것에 '후손들의 피해'를 이야기해서야 곤란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주익종·홍진표씨를 비롯한 자칭 '뉴라이트'들에게 책을 권해보고 싶다. 앙리 루소의 <비시 신드롬>이라는 책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시 신드롬'이라는 표현은 프랑스인들이 비시정부가 성립됐던 4년의 역사를 얼마나 치욕스럽게 생각하는지, 그 정도가 어땠기에 정신적 상처로까지 번졌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10만명의 나치 부역자들을 단죄했을 것이다. 이들을 옹호하는 말 한마디만 하면 공직이든 학계에서든 추방당한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공동체의 의미를 부정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공직을 임명하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일왕'에게 깍듯이 인사하는 대통령이 우리의 현실


불행히도 우리는 뉴라이트를 '공중파 방송'까지 출연시켜가며 그 어이없는 이야기를 들어야만 하며, 인명사전 하나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현실에 산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과'를 운운하며 '친일인명사전'의 의미를 희석시키려 한다.


하지만, 그리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 이유는 아래의 사진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방일 도중 일왕을 만나 깍듯하게 인사하는 장면이 포착된 뉴스, 유투브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다.
ⓒ 유투브 동영상 갈무리

이게 우리의 현실이다. 자기 마음대로 '용서'를 운운하며 일왕에게 깍듯이 고개숙여 인사하는 대통령을 둔 우리의 현실에서 뭘 바라겠는가. 이런 사회에서 '뉴타운'이라는 구호 하나에 쏙 넘어가 몰표를 주는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뉴라이트는 그렇게 열낼 이유가 없다. '대안 국사교과서'도 거리낌없이 출간했으며, 권력까지 틀어쥐었다. 얼마나 영원한 권력을 노리기에 그렇게 열을 내는 것일까? 궤변은 거기서 그만, 당신들에게 남은 것은 그 가슴 속에 양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확인해보는 일밖에 없다. 한번 더 반복하겠다. 어이없는 궤변은 거기까지!

-- 출처 :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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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다할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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