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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Radcliffe as Harry Potter in Warner Bros. Pictures


해리포터 시리즈만큼 어린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 까지도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 있었을까.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처음 이 시리즈가 영화화 되었을 때에는 도대체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이길래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할까하고 의아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이 소설을 읽어본 적도 없고(물론 지금도 이 시리즈의 원작은 읽어보질 못했다), 왠지 어린이 주인공들이 나와서 환상적인 마법이야기를 다룬다는 것 밖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반지의 제왕]시리즈에 열광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도 끝난 현재의 시점에서 5편까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2편이 더 남은 이 시리즈는 여전히 식지 않는 뜨거운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시리즈의 시작인 "마법사의 돌"부터 올 여름에 나온 "불사조 기사단"까지 5편의 작품을 모두 봤지만 분명 이 작품은 어린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 좋아할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작품임엔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따라붙은 이야기들이 원작과 영화의 비교인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훌륭한 영화는 무조건 원작에 충실하기 보다는,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에게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얼마나 충실하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광범위한 원작을 두시간 남짓한 영화에 모두 고스란히 담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보니 원작을 완독한 분들에겐 어떤 식으로 최선을 다해서 영화를 만들어도 불만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원작의 내용을 최대한으로 영화에 담으려고 하다보면 시간에 쫓겨서 대충대충 담을 수 밖에 없는 단점 또한 있음을 생각해야만 합니다.

 

Daniel Radcliffe as Harry Potter and Gary Oldman as Sirius Black in Warner Bros. Pictures


그런 의미에서 이 시리즈의 원작을 읽어보지 못한 필자의 입장에서 지금까지 나온 시리즈를 정리해보면 위에서 이야기한 대로 가끔은 영화의 스토리가 생뚱맞게 연결된다던가, 가끔은 이해하기 힘든 주인공들의 심리묘사, 바로 수긍이 가지 않는 전개와 인물들 등이 눈에 띄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개되어 온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본다면 그런 잘잘한 문제점들은 그다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군요. 오히려 원작을 얼마만큼 충실하게 만들었느냐 보다는 수시로 바뀌는 이 영화의 감독들로 인해 각기 작품들의 색깔이 약간씩 달랐던 것이 오히려 일부 관객들에게 어색하게 다가왔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용 영화의 귀재라 할 수 있는 크리스 콜럼버스가 만들었던 1,2편은 아직 한참 어렸던 주인공들과 감독의 성향 때문인지 시종일관 밝고, 귀여운 영화라는 느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랬던 것이 3편인 "아즈카반의 죄수"때부터 영화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어두워져 갑니다.


물론 1,2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해버린 주인공들의 영향도 있지만 그동안 다소 무거운 영화를 만들어왔던 알폰소 쿠아론이 만든 이 시리즈의 3편은 시작부터 약간은 당혹스럽게 합니다. 마치 아무생각없던, 철없던 어린 시절을 지나서 슬슬 사춘기를 맞은 주인공들이 거기에 걸맞게 고뇌하고 아파하며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두려워하는 성장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이 "아즈카반의 죄수"이기도 합니다. 갑자기 변해버린 시리즈의 분위기 때문인지 이 3편은 역대 시리즈 중에서 흥행수입이 가장 적었던(시리즈 중에서만 적었지, 그래도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앞으로 벌어질 어둠의 마왕과의 싸움에 앞서서 어느정도 시리즈가 가야 할 길을 정리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Daniel Radcliffe as Harry Potter, Rupert Grint as Ron Weasley and Emma Watson as Hermione Granger in Warner Brothers

"마법사의 돌"에서의 세 주인공

Rupert Grint , Daniel Radcliffe and Emma Watson in 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s

"비밀의 방"에서의 세 주인공

Emma Watson , Daniel Radcliffe and Rupert Grint in Warner Bros. Harry Potter and the Prisoner of Azkaban

"아즈카반의 죄수"에서의 세 주인공

Rupert Grint as Ron Weasley, Daniel Radcliffe as Harry Potter and Emma Watson as Hermione Granger in Warner Bros. Pictures

"불의 잔"에서의 세 주인공

Rupert Grint as Ron Weasley, Daniel Radcliffe as Harry Potter and Emma Watson as Hermione Granger in Warner Bros. Pictures

"불사조 기사단"에서의 세 주인공


그런데 4편인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서 감독이 알폰소 쿠아론에서 마이크 뉴웰로 바뀌면서 영화는 또 한번 색깔이 바뀝니다. 물론 원작의 내용 자체가 네 도전자의 트리위저드컵을 쟁취하기 위한 대결을 다루고 있는 흥미진진한 내용인 점도 있기는 하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3편의 어두운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 소위 블록버스터 스타일의 볼거리를 시작부터 끝까지 제공합니다. 게다가 그동안 제대로 등장한 적이 없었던, 절대로 그 이름을 부르면 안되는 인물인 볼드모트의 등장은 시리즈의 흥미를 북돋는데 한몫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역대 시리즈 중에서 볼거리는 가장 화려하고 충실했지만 지난 3편에서 보여주었던 주인공들의 내면묘사 등이 약간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보니 올 여름에 공개되었던 "불사조 기사단"의 예고편을 보았을 때의 느낌은 왠지 4편의 연장선상에서 볼거리 위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감독이 마이크 뉴웰에서 약간은 생소한 데이빗 예이츠로 바뀌었고, 막상 영화의 뚜껑을 열어보았을 때의 느낌은 지난 4편보다 오히려 알폰소 쿠아론이 연출했던 3편의 분위기로 돌아간 듯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지난 3편에서 보여주었던 보이지 않는 어둠의 정체를 어느정도 실체화한 것이 이번 5편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주인공들이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공포 이상으로 그들에게 엄습해 옵니다. 솔직히 지난 4편을 흥미진진하게 본 분들에게 이번 5편은 또 한번 실망스러운 작품으로 남을 듯 합니다.  


Daniel Radcliffe as Harry Potter and Katie Leung as Cho Chang in Warner Bros. Pictures

Daniel Radcliffe as Harry Potter in Warner Bros. Pictures

Ralph Fiennes as Lord Voldemort in Warner Bros. Pictures

Michael Gambon as Professor Albus Dumbledore in Warner Bros. Pictures

Emma Watson as Hermione Granger in Warner Bros. Pictures

A scene from Warner Bros. Pictures


이번 5탄의 주요 내용이라면 지난 4탄에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볼드모트의 음모가 단순히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을 이용해 해리포터를 압박해 오는 것이 아니라 그의 존재 자체를 이용해 그동안 해리를 보살펴주었던 호그와트와 마법부 자체를 불안감에 쌓이게 하며, 그로 인한 불안감을 이용, 해리를 고립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다보니 그동안의 시리즈 중에서 가장 심리적인 불안감을 최고조로 다룬 작품이 이번 5탄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번 5탄이 어두운 점만 강조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5탄에 새롭게 가세한 헬레나 본햄 카터(밸라트릭스 역)나 이반나 린치(루나 러브굿 역), 이멜라 스턴톤(돌로레스 교수 역) 등은 시리즈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밸라트릭스 역을 맡은 헬레나 본햄 카터가 이름값에 비해서 약간은 단역인 것이 아쉽지만 왠지 4차원 세계를 사는 듯한 맹한 분위기의 루나 러브굿이나 심술맞은 고집쟁이 할머니같은 분위기의 이멜다 스턴톤은 확실히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데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합니다.


Imelda Staunton as Dolores Umbridge in Warner Bros Pictures

David Thewlis as Remus Lupin and Daniel Radcliffe as Harry Potter in Warner Bros Pictures


아무래도 시리즈가 두편이 더 남아있는 상황에서 영화의 마무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도 무척이나 중요한 문제였을 것이며, 점점 밝혀지는 악의 세력의 실체도 어느 선까지 밝히느냐가 이번 5편의 관건이라 하겠는데, 그런 점에선 어느정도 만족스러운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왜 스네이프 교수가 그렇게도 해리를 미워했는지, 그리고 베일에 쌓여있던 시리우스의 가족사, 해리포터와 초챙의 관계발전, 그리고 본격적으로 볼트모트의 추종자로 활약하게 되는 루시우스(제이슨 아이작스)의 모습, 해리와 초챙의 관계를 약간은 멋쩍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헤르미온느와 지니의 모습 등은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 더욱 더 관심이 가게하는 장면들입니다. 하지만 이번 5편의 불만스러운 점이라면, 물론 후반부로 넘어가는 시리즈의 고비에서 어느정도 인물들의 심리를 정리하는 것도 좋지만 지난 4편과 비교해 볼거리면에서 너무 부족하며, 너무 인물들의 심리묘사에 치중하다보니 약간은 심심한 구석이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원작에선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영화의 제목은 불사조 기사단인데, 솔직히 이 영화에서 불사조 기사단의 모습이나 활약이 너무나도 미미합니다. 고작해야 오프닝에서 살짝 등장했다가, 영화가 끝나가는 마지막에 활약하는 모습이 잠시 나오는데, 왠지 그냥 나오는데 의미가 있다 싶을 정도로 적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몇가지 아쉬움을 이야기하자면, 초챙에 대한 해리의 오해가 제대로 안풀린 점, 벨라트릭스와 시리우스와의 관계(친척이었던 걸로 압니다) 설명부분, 볼트모트의 세력들이 해리의 운명을 알게끔 해주는 구슬을 왜 그리도 얻어낼려고 하는지에 대한 설명, 갑자기 등장한 해그리드의 거인 동생, 마지막에 주요 등장인물 중 한명에게 벌어지는 끔찍한 사고를 약간은 단순하게 표현한 점 등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지만 원작을 못 본 관객들에겐 왠지 이해가 쉽게 가지 않는 몇몇 장면들이 있습니다. 이번 5편을 감독한 데이빗 예이츠가 내년 겨울쯤 공개될 여섯번째 이야기 "혼혈왕자"도 연출한다고 하는데, 이번 5편을 봐서는 대략 어떤 식으로 공개가 될 지 짐작이 갑니다. 그 영화 또한 이번 작품만큼 어두울 것이며, 드라마적인 요소를 강조할 것 같은데, 개인적인 바람으로 그런 것들도 좋지만 좀 더 볼거리에도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다고 4편처럼 너무 볼거리에만 치중하지 말고 말입니다.


Director David Yates on the set of Warner Bros Pictures

"불사조 기사단"을 연출했던 데이빗 예이츠

Daniel Radcliffe and director Mike Newell on the set of Warner Bros. Pictures

"불의 잔"을 연출했던 마이크 뉴웰

Daniel Radcliffe and director Alfonso Cuaron on the set of Warner Bros. Harry Potter and the Prisoner of Azkaban

"아즈카반의 죄수"를 연출했던 알폰소 쿠아론

Director Chris Columbus and Daniel Radcliffe on the set of 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s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을 연출한 크리스 콜럼버스


간단하게 그동안 공개된 해리포터 시리즈에 대해서 정리를 해 봤는데요, 이 시리즈의 특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매번 바뀌는 감독의 성향에 따라 영화의 특징이 결정되며, 매번 시리즈가 발표될 때마다 훌쩍훌쩍 커버리는 주인공들 때문에 느껴지는 이질감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다소 아동성향의 1,2편을 지나서 알폰소 쿠아론에 의해서 만들어진 사춘기의 모습들, 그리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 4편의 마이크 뉴웰(이분은 내후년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을 맡은 "페르시아의 왕자-시간의 모래"의 연출을 맡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3편의 분위기로 돌아온 듯한 이번 5편의 데이빗 예이츠까지. 원작을 꼬박꼬박 읽는 분들에겐 그 어떤 작품이 나와도 만족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위에도 이야기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어차피 원작을 있는 그대로 스크린에 담는 것이 힘들다면 "반지의 제왕"시리즈처럼 한 감독이 시리즈 전체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그랬다면 적어도 시리즈의 분위기가 왔다갔다 하지는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이번 작품에 실망하신 많은 분들은 다음 작품도 같은 감독이 만든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절망(?)하는 분들이 계신데, 개인적으론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같은 배우들로 연결되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고는 하지만 감독이 바뀌면 그 분위기 또한 바뀌어 버리는게 당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작품은 이번 5탄의 연장선상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5탄에서 어느정도 실체를 드러낸 악의 세력들이 다음 작품에선 얼마나 구체적으로 활약하게 될 지도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지난 4편에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볼드모트와 그의 추종세력들, 단지 그들만 무찌르면 악의 세력이 없어질 줄 알았던 해리. 하지만 이번 5편에서 해리는 그들 이외에도 견뎌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음을 알게 됩니다. 단지 눈에 보이는 적들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세력들까지도 그를 괴롭히고 있음을 알게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무리들의 존재에 해리는 더욱 더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악의 세력이란, 그 존재로도 무섭지만 그 악의 세력이 영향을 미치는 그 모든 것들까지도 자신들은 부정하지만 어느새부터인가 동조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동조한다는 것은 바로 해리에겐 무시할 수 없는 적이 된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될 해리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볼드모트가 이끄는 악의 세력과의 때로는 눈에 보이지만,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력들과의 피할 수 없는 전쟁, 다음편이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아직은 혼란스러운 세 주인공이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욱 성숙해져 갈 지도 지켜볼 일입니다.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입니다.  


Rupert Grint as Ron Weasley, Evanna Lynch as Luna Lovegood, Matthew Lewis as Neville Longbottom , Emma Watson as Hermione Granger, Daniel Radcliffe as Harry Potter and Bonnie Wright as Ginny Weasley in Warner Bros. Pictures


-- 출처 : 네이버 영화(http://movie.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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